스마트폰을 정리를 하다가 2년 전 IIT(India Institute of Technology) 델리, 뭄바이, 첸나이에서 소프트웨어를 전공하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강의했던 사진을 보게 되었다. 학문으로 소프트웨어를 연구하지 않고, 실무로 개발을 하는 내가 세계가 주목하는 천재들(참고로 IIT는 ‘세 얼간이’의 배경이 되는 학교)을 대상으로 소프트웨어 개발에 대해 강의를 했다는 것이 새삼 뿌듯했다.
가장 인상에 남은 장면은 우리나라 공사현장과 같은 열악한 학교 환경, 그리고 강의가 끝난 후 질문을 하기 위해 줄을 서서 기다리던 그 학생들의 빛나던 눈동자이다. 지적 호기심이 그들의 눈을 빛나게 만든 것인지, 아니면 그냥 피부가 검어서 상대적으로 빛나게 보였던 것인지 확실치 않지만, 분명한 것은 질문하기 위해 줄 서서 기다릴 정도의 지적인 호기심을 가지고 있는 학생들이 많았다는 것이다.
소프트웨어 개발자로 살아오면서 느끼는 것은 적당히 뛰어난 개발자가 되는 것은 쉽지만, 훌륭한 개발자가 되기란 쉽지 않다는 것이다. 개발에 대한 정보를 얻기란 너무나 쉬워서 금방 기술을 익히고 사용할 수 있으나, 자신의 기술적 결정에 대해 그것이 적절한지 스스로 피드백을 할 수 있고, 그 결정을 논리적으로 설명할 수 있는 수준이 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난 이것은 얼마나 열심하느냐의 문제가 아니라 생각한다. 그것은 끊임없는 지적인 호기심을 갖고 있느냐의 문제라 생각한다. 새로운 언어, Framework, 툴, 방법론을 배우는 것이 즐거운 놀이가 아닌 일이라고 느껴진다면, 아마도 훌륭한 개발자가 되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지금 이 순간에도 수 많은 개발자들이 소프트웨어를 일이 아닌 놀이라고 생각하며, 일터에서만이 아니라 집에서도 끊임없이 새로운 기술을 배우고, 자신만의 프로젝트에 이를 적용하고 있다. topcoder, stackoverflow, github에서 그런 개발자들을 쉽게 만나볼 수 있다. 고등학교 때부터 프로그램을 능수능란하게 짜지 않았어도, 수학 천재가 아니어도, 우린 훌륭한 개발자가 충분히 될 수 있다. 만약 우리가 진심으로 프로그래밍을 즐기고 있고 더 잘 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관심이 많다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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